축의금 접수 10년차, 내가 만난 진상들 정리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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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접수 10년차, 내가 만난 진상들 정리해봄
내가 아직 장가를 안 간 멀쩡한 총각이다 보니, 축의금 받는 역할은 거의 고정임. 친척들 사이에서 이젠 전문 축의금 매니저로 불릴 정도로 자주 맡게 됐지. 그래서 지난 10년 동안 축의금 접수하면서 만난 진상들, 정리 한번 해보려고 함. 혹시나 너희들도 집안 식구나 친척 대신 축의금을 걷게 되면 눈 똑바로 뜨고 당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거임.
1. 축가 부르는 음대 알바 새퀴들
이놈들이 제일 영악함. 보통 음대 다니는 대학생들로 보컬 1명, 피아노 반주 1명 이렇게 해서 알바비 주고 축가 맡기는데, 문제는 식대임. 원래는 신부/신랑 쪽에서 알바비 따로 주고, 식권 하나 정도 던져줌. 근데 이놈들이 나중에 **“식권 못 받았다”**고 조용히 와서 또 달라고 함. 그러면 이걸로 애인이나 친구 불러서 공짜 밥 먹임. 여기까진 애교로 넘어가 줌.
그런데 진짜 짜증 나는 건 프로 알바들. 이런 놈들은 예식장 가서 식권 받아서는, 예식장에다 환불받음ㅋㅋ. 예식장도 알바들이랑 한 통속이 돼서 원래 3만 원짜리 식권이면 2만 원에 돈으로 돌려받음. 이런 놈들이 축가 부르러 오면 딱 한마디 해줘라.
"알바비에 식권 포함된 거 아닌가요?" 또는 "식권 준다고 신부/신랑이 말했나요? 확인 좀 해볼게요."
이러면 식권 요구 안 함. 예전에 한번 그런 놈 걸려서 받은 식권 다 뺏어버린 적도 있음. 그 뒤로는 도망가듯 택시 타고 사라짐ㅋㅋㅋ.
2. 꽃가게 아저씨들
이놈들은 진짜 프로 식권 스틸러들임. 결혼식장에 꽃 배달하고 나서 예식 끝날 무렵 슬그머니 축의금 접수대로 와서, 능청스럽게 “인원수 잘못 말해서 식권 1장 못 받았다”고 함. 처음엔 친척인 줄 알고 속아 넘겼지. 그러다보니 두 번이나 당했음.
그 뒤로 알았지. 이런 놈들 오면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축의금 명단에서 확인 좀 할게요" 하면서 장부를 뒤적거림. 그러면 그놈, 3초도 안 돼서 사라짐. 눈앞에서 순식간에 없어짐ㅋㅋㅋ.
3. 3만 원 내고 식권 3장 가져가는 놈들
이게 제일 빡침. 봉투 받으면 바로 액수 확인하고 장부에 적는데, 보통 5만 원이 가장 많고, 10만 원, 100만 원짜리도 오잖아. 근데 이놈들 3만 원 딱 넣고는 식권 3장 내놓으라 함. 시골에서 온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러면 차비가 더 나가니 이해함. 근데 젊은 놈들이 3만 원 내고 가족 회식하듯 식권 5장 달라고 하면… 진짜 빡침.
그때는 일단 장부에 아주 크게 적어놈.
"홍길동 3만 원: 식권 5장"
이렇게 적어두면, 나중에 신부나 신랑이 축의금 장부 보고 인간관계 필터링할 때 도움 되니까ㅋㅋㅋ. 역시 프로 축의금 매니저의 역할은 이런 거지.
4. 차비 부족하다고 축의금 다시 빼달라는 놈들
이놈들… 진짜 차비도 없으면서 왜 결혼식 오나 싶음. 축의금 받고 장부에 다 적었는데, 나중에 다시 와서 **"차비 부족하다"**며 봉투에서 만 원 빼달라 함. 여기까지는 “뭐, 그럴 수 있지” 하고 넘김. 근데 그 뒤 하는 말이 가관임.
"장부 금액은 고치지 말고 그대로 놔둬라."
ㅋㅋㅋ 아니, 지는 차비 다시 빼갔으면서 금액은 그대로 두래. 그럴 거면 그냥 송금이나 하지, 돈도 없고 가기도 싫으면서 꼭 와서 차비 아까워하는 놈들 많음. 진짜 적당히 핑계 대고 온라인 송금하면 서로 깔끔한데 말이지.
5. 남이 낸 축의금 금액 보고 맞춰서 내는 놈들
이놈들도 개진상임. 선후배나 동기들 우르르 와서 남들 금액 슬쩍 보고 자기도 그만큼 맞춰 내는 놈들임. 그리고 자기가 더 냈으면 왜 이렇게 돈 많이 넣었냐고 남한테 징징거림ㅋㅋ. 아니, 남이사 10만 원을 넣든, 100원을 넣든 뭔 상관임? 이놈들 진짜 남의 결혼식에 올 자격 없음.
6. 잘못 찾아와서 축의금 줬다가 다시 환불해가는 인간들
이거 진짜 웃김. 결혼식장 잘못 찾아와서 축의금 봉투 냈다가 나중에 “여기 아닌 것 같아요” 하면서 다시 환불받아가는 인간들 있었음. 근데 더 웃긴 건, 그냥 축의금 던지고 바쁘다고 가는 놈들도 있었음. 나중에 알고 보니 아예 모르는 인간들이었음ㅋㅋㅋㅋ.
꽁돈 생겼다고 좋아할 거 없음. 시골에서 올라오신 어르신들은 예의 차리려고 새벽 기차 타고 와서 축의금만 던져놓고, 밥도 안 먹고 다시 막차 타러 내려가심. 진짜 이런 분들 보면 존경스러움.
7. 이외에도 황당한 경우들 많다
노숙자가 와서 식권 달라고 하는 경우도 봤고,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단체로 와서 일괄 1만 원씩 내고 2만 5천 원짜리 식권 20장 받아가는 테러리스트들도 있었음. 진짜 이런 놈들은 식권 테러리스트라고 보면 됨.
3줄 요약
- 식권 도둑놈 많음.
- 축가 알바 새끼들 조심.
- 시골 어르신들이 식사 안 하고 가시면 장부에 크게 기록해놓자.
반전: 근데 말이야, 그렇게 축의금 걷던 내가… 정작 내 결혼식 때는 축의금 걷어줄 사람이 없었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