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한테 롯데월드에서 황당하게 차인 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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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친이랑 롯데월드 갔음. 뭐 놀이공원 데이트 하면 기본으로 타야 하는 게 있지 않냐? 그래서 후룸라이드 줄 섰음. 근데 그날따라 사람이 엄청 많아서 한참 기다림. 여친이랑 얘기하면서 설렘 반, 기대 반으로 기다리고 있었지.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됐음. 타자마자 물이 확 튀더니 둘 다 순식간에 물벼락 맞음. 진짜 상상 이상으로 젖었음ㅋㅋ 후룸라이드가 이 정도였나 싶더라. 근데 나는 이 상황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음. 괜히 아무 생각 없이 롯데월드 오는 게 아니라고. 준비성 만렙 찍고 출발했지. 그래서 나는 미리 가방에 챙겨온 수건 두 개를 꺼냈음. 나 하나, 여친 하나. 완벽한 타이밍에 센스 터뜨렸지.
여친이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순간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나름 멋있게 수건을 건넸음. ‘오, 나 진짜 완벽하지 않냐? 이런 걸 챙길 줄 아는 남자라니!’ 속으로는 스스로에게 박수를 치고 있었지. 근데 문제는 그때부터였음.
여친이 수건을 받긴 받았는데... 표정이 뭔가 미묘한 거야. 뭔가 찝찝한 표정? 그래서 나는 당연히 칭찬받을 줄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여친이 한 마디 던짐.
"수건을 준비해온 게... 남자답지 않은 것 같아."
??? 뭐라고? 아니, 분명히 이게 진짜 센스 있다고 생각해서 준비한 건데, 남자답지 않다고? 그 말 듣고 순간 머리가 하얘졌음. 물에 젖은 거보다 충격이 더 컸지. ‘뭐? 수건이 남자답지 않다고?’ 이건 상상도 못한 반응이었음.
나는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진지한 분위기라 겨우 참음. "아니, 그게 왜? 젖은 거 닦아야 하지 않냐?" 라고 했는데, 여친이 "그냥 이런 세심한 거 준비하는 게 좀..." 이라고 하더라. 순간 머릿속에서 이별의 그림자가 스윽 지나갔지.
결국 그날, 수건 하나 챙긴 걸로 헤어짐ㅋㅋ 물에 젖은 것도 모자라, 마음까지 젖어버렸음. 내가 수건 꺼냈을 때만 해도 ‘이거 완전 플러스 점수 아니냐?’ 했는데, 수건이 발목을 잡을 줄이야.
결론: 남자다움이 뭔지는 아직도 모르겠고, 그날 이후로 준비성 발휘하는 게 두려워짐. 센스가 넘치면 연애도 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