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몇타치냐? 33살에 9급 합격...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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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살에 드디어 9급 공무원 시험 합격했음. 진짜 오래 기다렸고, 밤새워 공부한 끝에 이뤄낸 성과였지. 근데 합격의 기쁨은 잠시, 내 통장을 보니 남은 전 재산이 딱 120만 원. 뭐가 이렇게 허무하냐. 합격증은 손에 쥐었는데, 현실은 빈털터리임.
돈이 없는 건 둘째치고, 진짜 속상한 건 결혼 생각을 아예 포기했다는 거임. 주변 친구들은 이미 가정을 꾸리고, 애까지 키우고 있는데, 난 집도 없고 차도 없고 모아놓은 돈도 없음. 이 상황에서 나를 보고 "결혼하자" 할 여자가 있을까? 스스로 생각해보니까 그게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더라.
친구놈들한테 푸념했음. "야, 이제 나도 공무원이야. 근데 통장엔 120만 원밖에 없어. 이걸로 어떻게 결혼하냐." 그랬더니, 한 놈이 대뜸 이러는 거임.
“야, 그건 아직 시작일 뿐이다. 그래도 안정적인 직장 있잖아. 돈은 차차 모으면 되는 거고, 여자? 사람만 좋으면 다 이해해주는 여자 만나면 돼.”
듣고 나서 피식 웃음이 나왔음. 그래, 말은 참 쉽지.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요즘 같은 세상에 나처럼 집도 없고 차도 없는 남자가 어디 매력적이겠냐는 생각이 계속 드는 거임. 게다가 나도 진짜 결혼을 할 자신이 없어졌음. 나부터가 지금 내 상황을 못 견디겠는데, 다른 사람한테 어떻게 자신감을 보일 수 있겠나.
그래서 결심했음. "그래, 결혼은 나중에 생각하자.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 그러고는 바로 편의점에서 컵라면 사 먹으면서 내 미래 계획을 세워봤음.
근데 말이지, 컵라면 먹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
'에이, 그냥 로또나 사볼까?'
그리고, 그날 저녁… 로또 번호를 확인해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