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잡 로스쿨 나온 내 친구 변호사 놈 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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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형님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꽤 신박한 인생 역전을 이룬 친구가 있어서 써볼까 함. 참고로 고등학교 때 별로 안 친했던 친구인데, 그 친구 얘기 진짜 재밌음.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가끔 얼굴 보던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가 나랑 같은 잡과대 출신임. 대부분이 군대 갔다가 복학해서 졸업할 즈음, 그 친구는 다른 길을 걷겠다고 작정한 듯 보였음. 졸업하고 나서 바로 전문직 시험 준비를 시작하더라. 토익이랑 전공 시험 준비하면서, 나름 진지하게 뭔가 도전하는 느낌이었음.
솔직히 그때는 나 포함해서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이 다들 속으로 비웃었음. 잡과대 출신이 뭘 얼마나 잘하겠냐면서. 전공 관련해서도 다들 "야, 그거 해서 뭔 돈을 벌겠냐?" 이런 반응이었음.
근데 뭐, 그 친구가 어찌저찌 자기 대학에 있는 전문 과정에 진학하는데 성공했음. 당시에는 다들 "뭐, 운이 좋았네" 이러면서 별로 신경 안 썼는데, 내심 다 무시하고 있었던 거 같음. 솔직히 그때만 해도 전문직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결국 다 실패할 거라는 소리가 돌았음.
그렇게 우리끼리는 좁은 세상에서 좆소에 취업하거나 백수로 지내면서 소소한 인생을 살고 있었는데, 그 친구는 계속 전문 과정에서 공부하고 있었음. 근데 웃긴 게, 그 과정 졸업하고 나서도 시험을 두 번이나 떨어진 거임. 다들 그때 본격적으로 비웃기 시작했지. “야, 그거 할 거면 차라리 취업이나 하지 그걸 왜 하냐?” 이러면서.
그 친구는 자존심 구기고, 체면도 다 잃고, 결국 우리랑은 연락도 끊고 지냈음. 시간이 흐르고 2014년쯤에 갑자기 소식이 들려옴. 시험에 붙었다는 거임. 근데 여기서 진짜 반전임.
그 소식을 듣고 나서도 우리끼리는 여전히 비웃고 있었음. "야, 요즘 전문직 다 망했다는데 뭐가 대단하냐?" 이러면서. 근데 정작 현실은 달랐음.
얼마 전에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이 있었는데, 거기서 들은 얘기가 진짜 충격적이었음. 그 친구가 지금 지방에 내려가서 전문직 사무소에서 일하는데, 거기서 완전 대우 받으면서 잘 나가고 있다는 거임. 학교 교수들이랑 대학 차원에서도 밀어주고, 차가 제네시스라는 소문이 돌았음. 그동안 우리가 비웃었던 친구는 그렇게 다른 삶을 살고 있었던 거지.
반면, 그 친구 비웃던 우리들은 좆소에서 월 200 받으면서 하루하루 버티거나, 백수로 지내고 있음. 그 소식 듣고 내가 느낀 게 확실함. 아무리 인터넷에서 전문직이 망했다고 떠들어대도, 현실에서 전문직과 일반인의 차이는 넘사벽임.
그 후로 혼자 소주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생각 많이 했음. 그 친구는 아마 10년, 20년 후에 더 큰 자리에서 성공하고 있을지도 모름. 변호사로 성공할 수도 있고, 판사나 더 높은 자리에 있을 수도 있음.
그때 그 친구 비웃었던 나랑 다른 친구들은 20년 뒤에 뭐 하고 있을까 생각해보니, 갑자기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지더라.
근데 진짜 반전은 여기서 나옴.
며칠 전에 연락이 왔는데, 그 친구가 자기도 결국 회사 그만두고 다시 공부한다고 함. 이번엔 요리사가 되겠다고. 갑자기 완전 다른 길로 빠지겠다고 선언한 거지. 그래서 내가 물어봤음. “너 그렇게 성공했는데 왜 요리를 하려고 하냐?”
그 친구 왈: “이제 내 인생은 내가 요리할 거거든.”
...뭐, 난 그저 소주 한잔 더 따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