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덥고 해서 군대 무서웠던 썰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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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덥고 해서 한 번 썰 풀어볼까 함.
나는 귀신 같은 거 안 믿는 사람인데, 군대에서 묘~한 경험을 했었음. 이거 진짜 겪어보면 말로만 듣던 게 아니구나 싶더라.
불침번 5번초였음. 새벽 3시쯤. 당직사관이랑 같이 과자 까먹으면서 노가리 까고 있었는데, 화장실 불이 켜져 있는 걸 봄. 그래서 부사수한테 “불 꺼”라고 시켰음.
조금 있다가 부사수가 와서 "화장실에 송민우 상병 있습니다" 이러는 거임. 그래서 “알았어” 하고 다시 노가리나 깔고 있었지.
근데 시간이 꽤 지나고 근무 교대할 때쯤 돼도 화장실 불이 계속 켜져 있는 거임. 내가 “야, 아직도 불 안 껐어?” 하면서 갈궜더니, 부사수가 “아직 송민우 상병 있습니다” 이러더라.
아니, 뭔 놈의 똥을 그렇게 오래 싸고 있나 싶어서, 화장실로 바로 갔지. 화장실에서는 보통 군바리들이 사로라고 부르는 것도 알지? 사격장에서 총 쏘는 사로처럼, 여기선 물총 싸는 곳이라 해서 화장실도 그렇게 불러.
그래서 내가 “송민우, 5사로에서 뭐하냐? 딸 잡냐? 빨리 안 나오냐?” 했는데… 아무 대답이 없는 거임. 몇 번 불러도 반응이 없음.
문 발로 차면서 "야, 문 열어! 좆됐다, 이새끼 자살했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오싹해짐. 그래서 당직부관한테 바로 보고했지.
당직부관이 나랑 동갑이었는데, 깜짝 놀라서 뛰어오더니 화장실 문 앞에서 “송민우! 송민우!” 부름. 근데 그때 문 뒷편에서 갑자기 “상병 송민우…” 이렇게 답이 들려옴.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개2새12끼야, 딸친 거 들켜서 대답 안 한 거냐? 빨리 나와”**라고 했음. 그랬더니 “네, 죄송합니다. 똥 싸고 나가겠습니다.” 이러더라.
근데 뭔가 이상함. 송민우 상병이 **“네”**라고 대답한 거 자체가 이상했음. 우리 부대는 **“네”**라는 대답을 못 쓰게 했거든. 원래는 “예”라고 해야 함.
아무튼 당직부관이랑 부사수랑 “딸친 놈 또 있네, 딸쟁이” 이러면서 비웃고 나왔음. 근데 그때 탄약고 근무교대자들이 오더라고.
그중에 사수가… 상병 송민우였음.
“뭐야, 이 새끼 아까 화장실에 있던 거 아니었어?” 하고 보니까, 송민우가 자기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 여기 있는데?" 이러는 거임.
그래서 내가 다시 화장실로 돌아가서 문 앞에서 "야, 누가 있냐? 빨리 나와!" 했더니, 또 문 너머에서 “상병 송민우입니다” 이러는 거임.
근데 이번엔 송민우가 바로 뒤에서 “내가 여기 있는데?ㅋㅋ” 이러니까 진짜 소름이 확 끼쳤음.
그 순간 당직부관이 빡쳐서 "그럼 누구야, 나와!" 하면서 문 발로 차서 부셨는데… 안에 아무도 없음.
순간 그 자리에서 다들 얼어붙음. 그 공포라는 게 진짜 오줌 쌀 것 같은 느낌이었음. 1분 정도 어버버하다가 당직부관이 “누가 장난친 거다! 인원체크해!” 이러면서 부대 전원 깨우고 새벽 4시에 인원체크 쇼를 벌였지.
근데 인원이 딱 맞는 거야. 새벽부터 그렇게 쇼를 하고 나서도 아무 결론이 안 났음. 결국 그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고, 5사로 화장실은 영구 폐쇄됐지. 그날 이후로 부대는 뒤집어졌고, 기무대 조사까지 들어감. 진짜 병2신 같은 일이었음.
특히 송민우랑 당직부관이었던 문도필 하사는 멘탈 완전 나갔음. 송민우는 그나마 참았는데, 문도필 하사는 그 목소리가 자꾸 들린다면서 힘들어했음. 그 이후로 부대 분위기는 쭉 가라앉았고, 실질적으로 부대훈련도 몇 번 취소될 만큼 충격이 컸음.
시간이 지나면서 잊혔지만, 가끔 그때 “문도필 하사” 대신 내 이름이 나왔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곤 함.
피처링: 내 얘기 아님ㅋㅋ 퍼온 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