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에서 과외준비하다가 쳐맞은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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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하는 평범한 직장인임. 참고로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전부 예체능 전공자임. 오늘도 어김없이 수업 준비하려고 독서실에 가서 문제집을 풀고 있었음.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으로 보였고, 뭔가 음악 관련 강의를 듣고 있더라. 난 내 학생들을 위해 문제 몇 개 풀어보려고 필통에서 펜을 꺼내는 순간, 갑자기 그 친구가 내 펜을 확 뺏더니 내 손목에 찔러 넣음.
순간 너무 당황해서 "뭐지?" 싶었지만, 아픈 건 둘째치고 왜 갑자기 공격당했는지 궁금했음. 그래서 그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뜬금없이 외치더라:
"어디 예체능 전공자가 이런 학구적인 공간에 들어와?!"
어이가 없어서 "아니, 그게 아니라 난 과외를.." 하고 말하려는 찰나, 그 사람이 독서실 안을 향해 소리치기 시작함:
"여기 예체능 전공자가 있어요! 이런 사람이 공부를 해?!"
주변 사람들이 슬슬 모여들더니, 하나같이 맞장구를 치면서:
"ㅉㅉ, 창의력이나 뽐낼 것이지, 공부는 무슨… 잘 응징했네!"
점점 더 큰 무리가 생기고, 나를 마치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분위기가 됐음. 난 속으로 ‘이게 말이 되냐?’ 하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내 가방에서 우연히 흘러나온 서류가 바닥에 떨어짐.
국내 대학원 석사 과정 장학생 인증서.
그 서류가 떨어지자마자, 상황이 급변함. 옆자리에 있던 그 사람이 그걸 보더니 얼굴이 새파래지면서: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
주변 사람들이 다 멈칫하더니, 이제 나를 존경의 눈빛으로 쳐다봄. 이제 내가 주도권을 잡았음. 그래서 잠깐 참고 있던 화가 폭발해서 옆에 있던 의자를 들고 그 사람을 혼내줄까 했는데, 그때 구경하던 한 사람이 외침:
"경찰 불러!"
경찰이 도착해서 상황을 보고 나랑 얘기하더니, 대뜸 나한테 뭐라함.
"아니, 예체능 전공자가 공부를 미리 준비해 간다고? 그게 말이 돼?"
어처구니가 없었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옆자리 사람, 작년에 예체능 시험에서 탈락하고 다시 재도전 중이었음. 그걸 듣고 나니 살짝 측은해져서 그 친구한테 몇 가지 실기 팁을 알려줬음. 그러다 둘 다 감정적으로 풀려서 서로 껴안고 화해했음.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그러더라:
"근데 공부도 좋지만, 둘 다 일단 경찰서 가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