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겪은 젤 굴욕적이었던 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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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때 일이었음. 그때 막 SNS가 한창 유행할 때라 나도 페이스북에 빠져 있었는데, 별로 친하지도 않은 같은 학교 동아리 후배랑 친구로 연결되어 있었음. 솔직히 후배는 그저 그런 애였고, 별 생각 없이 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후배가 자기 친구들이랑 해수욕장 놀러간 사진을 올렸더라고. 근데 수영복 입고 찍은 거였음.
사실 난 그때 좀 오바하던 시기였음. 어딘가 나대고 싶고, 센 척하고 싶은 그런 시기. 그래서 댓글로 한마디 던졌음. "너도 수영복 입으니까 되게 어색하네ㅋㅋ 귀엽다" 이런 식으로 말이야. 솔직히 별 생각 없었음. 그냥 장난으로 던진 거였는데, 몇 분 안 지나서 그 애한테 바로 쪽지가 옴.
"뭐라고? 감히 너가 나한테 그런 말 해?"
순간 뜨끔했지만, 그냥 그때까진 나도 기싸움 들어갔음. “아 뭐 어쩔 건데?” 이렇게 응수했지. 근데 상황이 점점 이상해지기 시작했음. 그 후배가 자기가 곧 학교로 찾아올 거라고 하더니, 진짜 몇 시간 후에 남자친구랑 친구들까지 데리고 우리 학교로 쳐들어왔음. 난 그때 진짜 쫄기 시작했음. 후배는 중학생이었지만, 데리고 온 애들은 누가 봐도 일진 같은 느낌. 진짜 한 5~6명이 학교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음.
쫄아서 그냥 대충 말로 풀자고 했는데, 이미 분위기가 험악했음. 얘네가 나를 노래방으로 끌고 가더라. 방을 잡고 들어가서 노래까지 틀어놓고는 갑자기 나한테 훈계하기 시작함. "니가 뭐 얼마나 잘났다고 그런 말 하냐?" 이런 식으로. 나도 무섭고 당황해서 그냥 죄송하다고 연신 말하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확 바뀜.
"야, 너 한번 웃긴 거 보여줄래?" 하더니,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며 나한테 윗옷 벗으라고 시키는 거임. 노래방 안이라 CCTV도 없고, 진짜 아무도 없으니 더 무서웠음. 차라리 신고할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그때 난 그냥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음.
결국 난 시키는 대로 윗옷을 벗었고, 애들이 웃으면서 나를 둘러싸고 비웃기 시작함. "얘 가슴 완전 껌딱지네ㅋㅋㅋ" 이러면서. 그리고 진짜 최악의 순간이 다가왔음. 그 중에 한 명이 내 가슴에 싸다구를 날렸음. 그 순간 너무 수치스러웠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음. 하지만 그 자리에서 굴욕감을 느끼면서 그냥 멍하게 서 있었음.
그렇게 그 날이 지나고 나서 나는 페이스북을 아예 탈퇴했음. 그 후로 그 일을 떠올리기 싫어서 애써 잊으려 했지만, 가끔 그때의 굴욕적인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너무 괴로웠음.
몇 년 후, 우연히 그때 날 괴롭혔던 그 후배와 다시 마주칠 일이 있었음. 당시엔 너무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 했었지만, 이제는 내가 그 일을 극복하고 많이 변했으니까, 당당하게 맞설 준비가 되었음.
그래서 그 후배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음. "오랜만이네. 그때 기억 나?"
근데 이 후배가 내 얼굴을 보더니 갑자기 웃으면서 이러는 거임.
“너... 그때 우리 일진 코스프레 촬영하는 거 몰랐어? 진짜였던 줄 알았어? 그거 전부 몰카였거든.”
순간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 나왔음. 나는 그때 그게 진짜 일진들이 날 괴롭힌 줄 알았는데, 그게 전부 그들끼리 짜고 한 몰카였다는 거임. 몇 년 동안 그 기억에 시달린 내가 얼마나 허탈했는지 모를 거다.
결국 난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섰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