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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 군대 ㅈㄴ 가기 싫었던 이유 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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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머자판기 작성일 24-10-21 14:29 조회 8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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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가기 싫었던 건 진짜 나도 그랬음. 학업이랑 생활비 핑계 대가며 최대한 미뤄왔는데, 어느덧 친구들은 전역할 시점이고 나 혼자 입대 준비하는 상황이 됐음. 뭐 요즘처럼 입대가 어려운 것도 아니었고, 신청만 하면 바로 군대 갈 수 있던 시절이었지. 결국 2011년 3월 군번으로 입대했음. 나름 계산도 했어. 12월에 전역해서 예비군도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말이야.

군대 가기 전부터 선배들한테 군대 얘기 잔뜩 들었는데, 얘기 들어보면 완전 다른 세계 같았음. 마티즈만 한 멧돼지, 손바닥만 한 나방, 오백 원짜리 파리들이 난리 친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들. 심지어 고양이한테 경례해야 한다고 하는 거 듣고 ‘에이 설마’ 하면서도, 그래도 긴장감 속에 입대함.

306보충대에서 꿀같은 훈련 받고 신교대로 넘어갔지. 신교대에서 5주 동안 개처럼 구르면서 진짜 고생했음. 그러고 나서 제2신교대 가서도 보병 특기는 체력이라고 체력 단련만 죽어라 시킴. 아무튼 그렇게 3주 더 고생하고 자대에 배치됐는데, 처음 본 선임이 왠지 착해 보이더라. “오, 군 생활 생각보다 괜찮겠는데?” 하는 순간, 내 착각이었음을 얼마 안 가 깨닫게 됐지.

그 선임은 나보다 3개월 먼저 들어왔고, 내가 전입하는 달에 이미 일병을 달았더라고. 그런데, 착한 줄 알았던 그 선임이 진짜 개ㅂㅅ인 걸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음. 처음엔 그냥 좀 어리버리한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더라. 진짜 태생이 멍청했던 거임.

우리 부대가 DMZ 수색대대였거든. 구타는 거의 없었지만, 내리갈굼은 대단했음. 그리고 ‘작전군기’라는 이름으로 애매한 일들은 대충 묵인하는 분위기였지.


이 선임이 처음 사고친 건 DMZ에서 매복 나갔다가 탄창을 분실한 사건이었음. 소대 전체가 매복 코스를 4번이나 왕복했는데, 작전 시간이 5시간 정도였어. 나도 막내라서 진짜 짜증났는데, 선임들은 얼마나 열 받았겠냐. 분위기가 말도 아니었지.


두 번째 사건은 취침 시간에 터짐. 군대에서 짬찌들은 취침 전에 물을 바닥에 뿌리는 임무가 있잖아. 이 선임이 페트병에 물 담아서 뿌리는 게 일이었는데, 그걸 까먹은 거야. 그냥 안 담아놨으면 22시 30분에 다시 가서 물 떠오면 되는 건데, 이 선임이 너무 쫄았는지 입으로 졸졸졸 소리내면서 물 뿌리는 척하다가 걸렸음. 진짜 그날 잠도 못 자고 선임들한테 난리쳤지.

세 번째 사건은 더 어이없음. 작전 나가려면 장구류를 빌려야 하고, 작전 끝나면 다시 반납해야 되잖아? 근데 이 선임이 야투경 9개를 그대로 분실했음. 웃긴 건, 선임들이 갈구니까 갑자기 나한테 줬다고 무마시키려고 한 거야. 나까지 말려 들어가서 난데없이 개고생했지.


이런 ㅂㅅ짓이 계속되다가 나도 모르게 짬이 차기 시작했음. 문제는, 다른 후임들도 이 선임을 무시하기 시작했다는 거지. 우리 소대에선 나뿐만 아니라 후임들이 아예 대놓고 그 선임을 씹어댔음. 다들 무서워하던 아버지 군번 선임들조차도 그 선임을 너무 ㅂㅅ같이 봐서 대놓고 갈구진 못하지만, 무시하는 건 공공연한 일이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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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토요일 당직은 언제나 그놈 차지였어. 당직 근무 짜는 분대장이 걔를 엄청 싫어했거든. 진짜 고정으로 당직을 줬음. 분대장 라인은 짬으로 따지면, 분대장 - 4개월 차 - 문제 선임 - 3개월 차 - 나. 이런 구조였지. 문제 선임도 분대장 달면 이 흐름이 끊길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음.

그러던 어느 날, 소대장과 부소대장에게 선임들이 모여서 단체로 건의함. "저놈은 진짜 ㅂㅅ이라 소대 망할 수 있다. 김x상병(나)에게 분대장을 줘야 한다"고 말이야. 사실 나도 조기 진급으로 상병을 달았고, 특급전사까지 땄으니 그럴만했지.

중대에선 내가 분대장을 달 거라는 소문이 퍼졌고, 문제 선임은 똥줄 타기 시작했음. 그래서 그 놈이 부소대장에게 달려가서 "저 분대장 꼭 하고 싶다, 포상 필요 없으니 제발 달라"며 사정했음. 그렇게 간신히 분교대로 가게 됐지.

근데 진짜 반전은 여기서부터 시작임. 그놈이 분교대 가자마자 퇴소당함ㅋㅋㅋ. 이유는 더 어이없음. 인사계원이랑 2종 계원이 분교대 물품 정리한 서류를 줬는데, 그 새끼가 초여름이라고 동계 활동복을 안 챙긴 거임. 자기가 판단해서 필요 없다고 생각한 거지. 그래서 분교대 도착하자마자 바로 퇴소당하고, 선탑 간부한테 **"수색대대의 수치"**라는 상욕을 들으면서 복귀했음.

결국, 그 사건 이후로 분교대는 내가 가게 됐고, 나는 분교대에서 2등해서 당당히 금의환향함. 그 선임은 30주 연속 토요일 당직 서면서 야간 근무까지 도맡아 하다가 전역했음. 군 생활 내내 민폐만 끼치던 그 선임… 지금 뭐하고 살지 진짜 궁금하긴 함.

p.s. 걔 서울 토박이였는데, 18살 때 부산으로 이사 가더니 사투리 어색하게 쓰면서 "친구 아이가" 거리던 모습도 아직도 기억남ㅋㅋ. 경상도 출신 후임들이 그거 뒤에서 엄청 욕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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